웹 활용법

슬로울리 (Slowly) 펜팔어플에 대해 알아보자

웹과앱의 소통전문가 의욕적인 달맞이꽃 2022. 5. 3. 15:02
반응형

아날로그적인 매력을 가진 펜팔 어플, 슬로울리 (Slowly)

 

추천하는 펜팔 어플, 슬로울리

 

슬로울리 어플은 지금까지 2년 반 정도 쓰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파서 사람들과 연락을 자주 할 수 없는 상태라 실제 사용기간은 훨씬 적지만, 나중에 병이 나으면 그때 다시 슬로울리를 사용할 생각입니다.

 

안 그래도 요즘 다시 전에 나에게 답장을 줬던 사람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긴 글을 보내는 과정에서 다시 힘들게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 아직은 접어두었었죠...(힘들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힘이 든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래도 병이 생기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에 힘이 부치더라고요...)

 

이제 제가 지금까지 이 어플을 쓰면서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 또 장단점은 어떤지에 대해 말해드리겠습니다.

슬로울리의 장점

1. 종이 펜팔의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 어플이 다른 펜팔 어플과 다른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진짜 편지를 쓰는 것처럼 긴 글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고, 우표도 모을 수 있고 각 나라 간의 거리마다 답장이 오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람들과 빨리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들이 엄청 많아졌는데, 그런 것들과는 다른 전통적인 방식의 설렘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어플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해 봤을 때는 가까운 나라들은 한 시간,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남미나 아프리카 같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먼 나라들에서 오는 편지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 걸립니다. 요즘 같은 인스턴트 메시지에 익숙하신 분들은 답답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오고, 편지가 얼마 후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을 보며 기다림의 설렘을 느끼기에는 아주 좋은 어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긴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진짜 편지처럼 시간을 들여 답장을 쓰며 편지 본연의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2. 이상한 사람들이 매우 적은 편이다

다른 펜팔 어플에서는 이상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주로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어플들이 그랬습니다. 그런 어플들에서는 프로필에 아예 성별이 나와있으니(아 물론 슬로울리에서도 성별이 나와있긴 합니다.) 그걸 보고 이상한 목적으로 접근해서 처음에는 잘 대화를 하다가 어느새 보면 성희롱을 하고 있었고, 아니면 어떤 경우에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제가 원하지 않는데도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실험의 대상자로 대한 적도 있어서 기분이 불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슬로울리에서는 프로필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지 않고 슬로울리에 있는 캐릭터를 설정해 놓으면 되고, 편지도 길게 쓰는 편이고 오고 가는데 시간이 걸려서 그런지 사람들이 진지하게 펜팔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와 이야기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대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펜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깊은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었고, 예전의 안 좋았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고 위로를 해 주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사람과는 종교에 대해서, 사회의 미래에 대해서 또는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었고, 우울증 극복 방법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어플들과 실제 인간관계에서 겪어보지 않은 귀한 인연들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중에서는 연락이 끊긴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런 경험은 다른 펜팔 어플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건강이 회복되면 슬로울리 어플을 계속 이용할 생각입니다. 혹시 아나요, 또 뜻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3. 나의 개인적인 정보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히 사진)

여기서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의 사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진에서는 카톡이나 인스타 등과 비슷하게 자기 사진을 올려두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슬로울리의 콘셉트는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펜팔을 주고받자는 것이라서 사진을 올리지 않고 슬로울리에서 나오는 캐릭터를 자신의 프로필로 지정을 해 둡니다. 그래서 이 어플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자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걸지 않기 때문에 아까 말했던 성희롱의 문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친한 사이인 경우보다는 차라리 아예 모르는 어떤 익명의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잖아요.

 

슬로울리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익명으로 자신의 고민이나 생각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편지를 보내면, 실제로 진짜 답장이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진이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익명으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터놓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이 어플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여러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어떤 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편지를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누구에게 보낼지 정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럴 때,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거나 무언가를 털어놓고 싶을 때 이 기능을 쓰시면 좋은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같은 편지를 보내다 보면 그중에서 나의 편지에 답장을 해 주는 사람들이 생길 것입니다.

5. 오래가는 외국 친구를 만들 수 있다.

이 부분은 다른 펜팔 어플도 마찬가지이지만, 여기서 대화하다 보면 오랫동안 연락하게 되는 친구가 생깁니다. 그렇게 계속 꾸준히 대화하다 보면 1년, 2년, 3년 이상 연락하는 친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 어플에서 지금까지 2~3년 동안 연락하고 있는 친구기 생겨서 너무 기쁩니다. 영어로, 또는 제2 외국어로 꾸준히 소통하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6. 우표를 모으는 재미가 있다.

슬로울리의 컨셉이 진짜 편지를 재현해 놓은 것이라서 우표도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이 나에게 보낼 때 사용했던 우표들을 모은 것도 따로 볼 수 있습니다. 우표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어플을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간제 별로 나오는 우표들도 있고, 나라마다 다른 콘셉트의 우표들도 있어서(이 경우는 우리나라 전용의 우표만 살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고 싶은 분들은 사 모으면서 우표가 모아지는 재미를 느끼시면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슬로울리의 단점

1. 실시간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안 맞는다.

이 어플이 진짜 편지처럼 대화하는 것인 만큼, 곧바로 짧은 형식의 대화로 가볍게 주고받는 대화는 힘들 것입니다. 특히 먼 나라에 사는 친구들과는 절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기다림의 여유를 갖고 길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분들에게는 이 어플은 비추드립니다. 다른 펜팔 어플 중에서는 대부분이 인스턴트 메시지이므로 다른 어플들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결론

전통적인 편지는 너무 오래 걸리지만 그렇다고 인스턴트 메시지처럼 가벼운 대화는 싫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기다리면서 천천히 생각하며 편지를 주고받으시고, 우표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하시면 좋습니다.

반응형